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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스타트업계 한국계 대모 크리스틴 차이, 클레어 장 “인종·성별·국적 상관없이 가능성에 투자”

크리스틴 차이 500스타트업 설립.. 컨설팅·네트워킹·투자 지원 2000명 이상 창업자 배출
클레어 장 이그나이트XL 설립.. 한국 토종 스타트업 지원 “실리콘밸리 거쳐 중국에 가라”

크리스틴 차이
클레어 장

【 샌프란시스코(미국)=조은효 기자】 “가능성을 가진 젊은 창업가라면 성별, 인종, 국적을 가리지 않고 지원할 겁니다.”

그는 실리콘밸리 진출을 꿈꾸는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의 기업가라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 중 하나다. “투자를 하면 회수하는 게 첫번째 목표”라고 말하는 그에겐 한 가지 원칙이 있다. 투자할 기업 대표가 젊은 백인이어야 한다는 실리콘밸리의 불문율을 과감히 깨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유능한 창업가들에게 실리콘밸리가 가진 기회를 주는 것이다. 일종의 ‘편견에 대한 도전’이다.

세계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컨설팅·투자사)인 500스타트업의 공동설립자이자 파운딩파트너인 크리스틴 차이. “전 세계 젊은 창업가들을 만나 가능성을 보고 지원해주고 있는 데 성과를 보이고 있죠. 그들이 어디에 있든 실리콘밸리에서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

구글 출신의 그는 페이팔 마케팅디렉터 출신 데이브 매클루어와 지금의 500스타트업을 설립했다. 이곳에선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컨설팅, 네트워킹, 멘토링, 투자까지 진행한다. 전 세계 50개국 1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500스타트업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이를 통해 2000명 이상의 창업자가 배출됐다. 또 이곳 출신으로 120여명의 성공한 스타트업 멘토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500스타트업에 뽑혀 프로그램을 이수했다는 건 일종의 투자 보증서다.

그는 편견에 도전하라고 말한다. “한두 번 도전해서 안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과감하게 지속적으로 뚫고 나가세요” “우리가 투자한 곳의 30% 이상이 여성이고 앞으로 탄생할 거대기업들은 인종이나 성별, 국적에 상관없이 자기 노력과 아이디어로 성장한 기업들이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500스타트업은 미국과 글로벌 투자를 진행하는 펀드 이외에 동남아시아 지역의 ‘두리안 펀드’, 태국의 ‘툭툭 펀드’, 한국의 ‘김치 펀드’ 등 다양한 지역 기반 투자펀드를 조성해 운영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지난 2월 중소기업청·한국벤처투자와 165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유망한 한국 스타트업에 1억원 내외의 초기투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업계의 또 다른 여걸은 이그나이트XL의 클레어 장이다. 그는 실리콘밸리 진출을 꿈꾸는 한국 토종 스타트업 지원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민 1.5세인 그는 초등학교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했다. 현재는 액셀러레이터 설립자로 활동하지만 그 자신 과거 수년간 소셜네트워크 분야에서 스타트업을 세워 치열하게 뛰어본 경험이 있다. “실리콘밸리 액셀러레이터 업계에서 2000년부터 15년 이상 한국 기업들이랑 이렇게 오래 일해온 사람은 별로 없겠죠. 다양한 경험과 현지 투자 네트워크가 제가 가진 강점이에요.”

그는 과거 2000년대 초반 한국이 정보통신(IT) 분야에서 앞서갔던 경험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클레어 장은 당시 첫 직장인 비자카드를 그만두고 아시아계 친구들과 회사를 설립하기도 하고, 그 경험을 살려 정보통신부 산하 중소·벤처기업의 미국 진출 지원업무를 담당했던 아이파크(iPark)에서 컨설팅 경력을 쌓았다. 지금으로 따지면 액셀러레이터의 전신 격이다. “과거 한국은 정말 혁신적이었죠. 2000년대 초반에 아이파크 같은 인큐베이터를 해외 주요도시에 세운 건 정말 앞서간 것이었어요. 미래를 내다본 거죠.”

“미국은 굉장히 다양한 곳이에요. 한국은 사과 한 개가 시장을 장악하는 곳이라면, 미국은 그야말로 다양한 사과들이 있는 곳이에요. 미국 시장에서 어떤 타깃을 잡고 뚫을지 한국인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이에요.”

그는 한국 창업가에게 실리콘밸리를 거쳐 중국으로 가라고 조언했다. “미국의 투자가들은 중국 진출을 생각하는데 엄두를 못내는 부분이 있어요. 한국은 지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중국과 가깝기 때문에 중국시장을 내다보고 투자전략을 짜라고 말하고 싶어요.”

ehcho@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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